십계명의 귀환, 물질․성취․탐욕적 삶의 변혁을 촉구하다! 십계명에 담긴 반우상주의, 안식의 가치, 생명/타자 존중 사상은 오래된 21세기적 가치이자 한국 교회가 되살아 내야 할 삶의 윤리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교회는 실제적 무신론, 종교적 배타주의, 물질적 성공주의에 빠져 있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믿는다 고백하지만 삶에서는 신앙의 열매가 윤리적․도덕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데다(실제적 무신론), 다른 가치와 다른 종교에 대해 지나치게 폐쇄적이며(종교적 배타주의), 성공과 번영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물질적 성공주의) 문제가 심각하다. 오늘 한국 기독교가 처한 이런 상황에서 인문학자의 눈으로 계명 중의 계명 ‘십계명’에 담긴 가치와 사상을 다시 성찰하여 풀어줌으로써,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진정 변화된 존재의 삶, 자유의 길로 나서기를 깊은 울림을 담아 촉구한다. [본문 중에서] “그러므로 교회는 산 위에 우뚝 선 모습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맛을 잃은 소금처럼 버려져서 사람들에게 짓밟힐 뿐이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뿐입니다. 문제는 세상보다 더 세상이 되어 버린 교회가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성도들의 공동체성과, 개체교회를 벗어난 공교회성을 회복하고 이 땅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로서 세상의 고난과 기쁨을 함께 짊어진 참다운 윤리적 공동체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십계명을 공부하고 다시 생각해 보는 까닭은 십계명이야 말로 그리스도인의 공동체가 이 땅을 사는 동안, 걸어가야 할 길을 잘 보여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의를 열며’에서 “우리가 윤리를 통해서 구원받는 것은 아닙니다. 제대로 산다고 해서 구원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값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는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구원받은 사람은 마땅히 윤리적으로 제대로 살아야 합니다. 십계명을 공부할 때 우리는 늘 이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십계명은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새로운 백성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보여 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얽매고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해서 자유함을 받은 자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지를 보여 줍니다.” -‘십계명 서론’에서 “성경에 ‘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많으니 우리는 모든 것을 하지 말고 살아야 하고, 다만 해야 할 것은 안식일을 지키고 부모를 공경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할 어리석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칼뱅이 강조한 것처럼 사실 ‘하지 말라’고 하는 데는 ‘무엇을 하라’는 뜻이 숨어 있습니다. ‘살인하지 말라’는 것은 단지 살인말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살인을 하지 말고 오히려 생명을 귀중히 여기라 죽음보다는 삶을 택하라, 살아 있는 것들을 돌보라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간음하지 말라는 것은 간음하지 말고 올바르게 가정생활 하고 올바른 관계를 가지라는 의미입니다. 탐내지 말라는 것은 단지 탐만 내지 않는 게 아니라, 오히려 네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지 말라’는 명령에는 ‘하라’는 더 적극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즉, 해서는 안 될 최소한의 것만을 하지 말라고 가르쳐 주고, 그 외에 그와 관련된 것을 다 하라는 적극적 의미가 이 ‘하지 말라’는 계명에 들어 있습니다.” -‘십계명 서론’에서 [편집자 후기] “3천 년 전 이스라엘 공동체에 주어진 계명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인가?” “십계명 가운데 ‘남종’ ‘여종’ 등을 언급한 내용은 현대 문명 사회에는 전혀 타당성이 없지 않은가?” “이 디지털 문명 시대에 케케묵은 구식 조문이 우리 일상과 무슨 상관 있겠는가?” 이런 의문이나 물음이 나올 법합니다. 온갖 다양한 가치와 세계관이 공존하며 심지어 ‘내게 좋은 게 가치 있는 것’이라는 사고방식이 널리 퍼진 이 시대에, “~하지 말라/~하라”고 절대적 명령조에 가까운 계명을 불러내다니요. 그런데 저자는 단순히 오래된 것이라 하여 케케묵고 무용지물로 치부할 수 없다며, 그 오래된 계명이 오늘날 우리 일상에 어떻게 적용되고 오염된 일상과 공동체를 바꾸어 갈 수 있는지, 주도면밀하고 사려 깊은 철학자의 눈으로 그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재해석하여 보여 줍니다. 그의 해석과 성찰은 성서 본문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면서도, 오늘 이 땅의 삶과 문화를 보듬어 안음으로써 그 풀이에 담긴 적실성과 통찰력을 아낌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1계명은 배타적 협박이 아니라, 오직 유일한 절대자 하나님을 바르게 ‘신앙’할 때 비로소 자본(돈)과 권력과 성공/명예가 절대 가치화한 이 세상에서 소외되어 가는 인간의 가치가 올바로 나타나고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안식일을 지켜 거룩하게 하라’(네 남종이나 여종이나 가축이나 문 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4계명도 고대 유대의 문화이자 관습에 대한 강조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이 계명은 안식, 곧 ‘쉼’의 가치가 인류 공동체 전체에 중요한 것이며, 쉼을 누리되 공동체 전체에 고루 평등하게 누려야 한다는 ‘사회적 정의’의 가치를 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기에 안식일 계명의 본질은 사회 정의, 사회 약자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편집자에게는 이 책의 갈피마다 (일상적 사고의 전환을 넘어) 현재적 삶의 변혁을 촉구하는 울림이 수시로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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